부모가 되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아홉달 임신하며 배가 불른후에 아이를 낳아서 부모가 되는것이 보통이지만 특히 미국사람들중에 색다른 방법으로 부모가 되는 사람들이 많다.  

낳은 정과 키운 정을 저울위에 올리면, 어떤 정이 더 무거운지, 낳은 부모나 키운 부모 어떤 부모가 진정한 부모인지 누가 단정할 수 있을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철칙을 한인 부모들은 강하게 믿는다.  한국사람들이 고아를 입양해서 키운다는 소식은 드물게 듣지만, 외국 아이들을 입양해서 키우는 미국인들은 흔하게 본다.  

이곳 친구중에 부부가 함께 11달을 임신했다가 26시간의 비행여행을 한후에 2살짜리 딸을 출산한 부부가 있다.  이들은 임신 기간중 감정의 roller coaster 를 타며 기대와 흥분과 함께 불안과 조바심도 같이 경험했다.  작년 10월에 드디어 2살박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온 이들은 정식으로 새부모가 되었다.    

야밤에 일어나 보채거나 기저귀 필요 없는, 바로 걷고 말하는 딸 아이 낳았지만, 나름대로 갓난아기다.  영어를 못 알아 듣는 아이에게 낯선 언어를 가르치면서 새로운 환경에 익숙하도록, 파란 눈의 부모를 믿고 사랑하도록 가르치는 것도 힘든 도전이다.

아이 낳으러 중국갔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아이를 만난것은 처음이다.  걸프만 바닷가 휴양지에서 만난 그들의 딸은 가을이면 3살이 되는 눈이 작은 귀여운 동양아이다.  단어 몇을 사용하는 아이를 부모는 정확하게 이해할줄 알았고, 엄마의 치마자락뒤에 숨어서 동양계인 나를 줄기차게 훔쳐보는 아이에게 나는 자꾸 마음이 끌렸다.

미국 살면서,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그동안 입양된 동양 아이들을 많이 보았다.  고아 수출을 많이 했던 한국이어서 서양부모의 손을 잡은 한국계 입양아를 보면 작은 죄인이 되곤 했다.  이번에 이 중국계 입양아를 만나서도 여전히 같은 기분이었다.  자기 나라에서 크지 못하고 밖으로, 전혀 다른 문화권으로 혼자 보내진 아이들의 외로움과 슬픔을 나누어 받아서 일까.  

딸 아이의 흩어진 검은 머리칼을 사랑스럽게 손질해주던 이 금발의 부부는 중국계 이웃의 도움으로 중국어도 계속 가르친다고 했다.  가슴 아파서 낳은 이 딸을 배가 아파서 낳은 딸과 다름없이 사랑하며 오히려 이 아이가 모국어나 문화를 지키도록, 확실하게 키우려는 자상함이 고마웠다.  

한국 근무하며 한 고아를 입양한 부부가 있었다.  그 아이가 외로울것 같아서 다시 한국 가서 고아들을 입양하며 키우다 그만 한국아이들만 5명을 입양한 군인이 있었다.  텍사스에서 근무할때 만났는데, 내가 한국계인것을 알자 곧 앨범을 5개 가져와서 자랑스럽게 그의 아이들을 소개해 주었다.  각 아이마다 어느 고아원에서 데려 왔으며 어떻게 성장하는지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기록한 앨범이었는데 훗날 아이들이 크면 줄것 이라고 했다.  한국아이들을 위해서 김치와 불고기 요리법도 배워서 가끔 한국음식도 만들어 주는 그들 부부에게 나는 그당시 깊이 감동했었다.  

좀 이기적인 생활을 한다 싶은 미국인들이지만, 불우하게 태어난 남의 자식을 내 자식으로 키우는 인정은 대단히 특별하다.  지구 어딘가에서 태어 나서 미국에 입양오는 고아들은 해마다 십 삼만명정도 된다.  이렇게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들을 따스한 가슴으로 키우는 많은 부모들이 있어서 이 나라가 축복받은 나라인지도 모른다.  

풀장에서 다른 아이들과 첨벙이며 즐거워하는 동양아이…건강한 정신으로 피부의 다름을 넘어 뛰고 밝고 아름답게 성장해 주길 간절히 바랬다.  외모는 피부 깊이 차이이고 진정한 사랑은 가슴으로 나누는 기쁨이기를 빨리 깨치기도 바랬다.  

어떤 방법으로 아이를 낳았던,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는 것은 멋진 사건이다.  특히,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진 동양계 아이를 낳은 이 부부의 행운을 맘껏 축하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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