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자동차 산업▼
재미없는 내용이지만 한 나라의 자동차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자동차 산업과 역사적인 측면도 알아야만 합니다.
일본은 서구의 문물을 일찍부터 받아들여 1904년부터 증기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1903년 고종이 황실용으로 캐딜락 1대를 수입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많습니다.
1914년에는 닛산의 전신인 콰이신샤에서 순수 국산차인 500cc(2기통 10마력)닷도(DAT)를 만들었고, 1917년에는 미쓰비시 조선소에서 피아트를 기본으로 한 모델A를 생산했습니다. 이 때는 일제가 조선을 합병한 뒤 유린하던 시작한 시절이었죠.
1920년대는 미국업체의 전성시대였는데 1924년에 GM, 1927년에 포드가 각각 일본 현지에서 조립생산을 시작해 매년 2만 대 이상 만들어냈습니다.
1945년 원자폭탄의 투하와 패전으로 일본의 산업 전체가 위기를 맞았지만 한국전쟁으로 군수물자 등을 대량 생산하면서 일본의 산업은 중흥하는 계기를 맞았습니다.
한국에서는 1955년 최무성씨 3형제가 미군으로부터 물려받은 지프의 엔진과 변속기, 차축을 이용해 드럼통을 펴서 만든 국산 1호차인 '시발'을 만들었고, 1975년에야 현대자동차가 국내 첫 독자생산 모델인 포니를 내놓았습니다.
현재 일본에는 △도요타 △혼다 △닛산 △마쓰다 △미쓰비시 △후소 △이스즈 △스즈끼 △스바루(후지) △다이하스 △히노 등 10여개의 업체가 있습니다.
이 중 후소 후지 히노는 대형 버스나 트럭 혹은 중장비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일본의 상당수 업체는 치열한 경쟁속에서 독자생존의 길을 포기하고 1980년대부터 다른 업체에 흡수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스즈와 스즈끼 후지 스바루는 GM에, 마쓰다는 포드, 미쓰비시는 다임러크라이슬러, 닛산은 르노, 다이하스는 도요타에 합병되거나 전략적인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미국에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있는 것처럼 일본도 도요타 혼다 닛산의 3두 체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본 업체들의 대표적인 승용차와 스포츠카는 △도요타-LS430 캠리 수프라 △혼다-NSX 어코드 시빅 S2000 레전드 △닛산-스카이라인GTR 350Z △마쓰다-RX7 RX8 △미쓰비시-랜서에볼루션 △스바루-임프레자STi 등이 있습니다.
이 차들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거나 뛰어난 성능, 혹은 기술력으로 만들어져 카마니아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들입니다.
이런 저력을 바탕으로 일본은 1980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생산국으로 등극해 1994년에 다시 미국에게 자리를 빼앗기기까지 14년간 왕좌에 군림했습니다. 또 일본에 등록된 자동차는 7000만대를 넘고 이 중 승용차가 5000만대를 차지합니다.
한국이 지난해 320만대 생산에 등록대수 1300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일본은 한국보다 5배의 자동차산업 규모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영향력은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