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의 가을은 늘상...
뜨거운 사막 바람과 더불어 건조해서 일어나는 산불과...
또 인디안 썸머로 여름보다 더 더운 날씨가 연출되어....
낮과밤 기온차가 들쑥 날쑥이라 감기환자가 넘쳐난다.

이런때는 날씨가 환상이라는 캘리포니아를 잠시라도 떠나고 싶다.
싸늘하게 소름이 살짝 돋는 그런 정도의 쌀쌀함이 있는...
한국의 가을이 참 그리울뿐....

고독할땐 더 고독하게
그래서 더 치떨릴정도의 고독을 경험하고...
사춘기 소녀가 한바탕 치룬 사랑의 홍역마냥 털고
그렇게 가을을 보내고 또 겨울을 맞이하는데..
날씨라는게 영 분위기를 안 맞쳐준다.

작년에도...
산불이 집 가까운곳에서 나서...
대피까지 하고 짐싸고 지붕이며 집안 구석구석 사방에 물뿌리고 난리를 쳤는데...
이번엔 가까운곳이 아니라 그런가...
그새 그 기억을 잊어버렸다.

그래서 사람은 아둔하게도 또 기억에 없어져버린 일을 또...
반복적으로 하는지도 모르겠다.

며칠전엔....
동네 친구가 전화가와서는...
아이 대학보내놓고...
우울 증세 보이면서 집안에만 처박혀있는 아는 아줌마 불러내서...
같이 점심을 먹자고 제안을 했다.
뭐 위로의 잔치라나...
좋다고하고 만나보니...
우려했던 모습이 아니다.
그저 생기발랄한 대학보내논 자식과 언니동생할 정도의 연배로 보일정도로...
나이도 안들어보이고...
집안에만 쳐박혀있었다는 말이 어떻게 나왔냐고 반문하고싶을정도로...
화사하기까지하다.

우울한 기색은 찾을수도 없고...
도리어...
위로하러 나간 내가 위로를 받아야할 정도다.


어쨌든 우린 그렇게 만나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위로의 잔치가 아니라....
나를 위안하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가을은...
가을다와야 하는데....
습관이란게 무서운건지...
아니면 계절이 정해논 이치마냥...
가을이면 가을감성이 나타나는건지는 몰라도...

난...
뜨겁건 싸늘하건...
산불이 났든 안 났든...
또 감기가 걸렸든 안 걸렸든...
이런 캘리포니아 날씨에도 여전히 가을앓이를 하고있다.

여자는 봄을 탄다는데...
왜 난 가을을 더 타는지...


나 말고 그런 사람이 많은지 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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